분꽃 (Nyctaginaceae)과의 특징
분꽃과(Nyctaginaceae)는 석죽목에 속하는 속씨식물의 한 과로, 분꽃속, 부겐빌레아속, 나도분꽃속, 피소니아속 등을 포함합니다. 과 전체에는 약 30개 속과 300~400종이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육 형태는 한해살이풀과 여러해살이풀부터 관목, 교목, 덩굴식물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줄기가 지면을 따라 퍼지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곧게 자라거나 다른 식물에 기대어 올라가는 종류도 있습니다. 일부 덩굴성 식물은 가시나 굽은 가지를 이용해 주변 식물에 걸쳐 자랍니다. 뿌리 역시 가는 수염뿌리, 굵고 다육질인 뿌리, 양분을 저장하는 덩이뿌리 등으로 다양하게 발달합니다.
분꽃과 식물의 잎은 대체로 하나의 잎몸으로 이루어진 단엽이며,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지지 않고 비교적 매끄럽습니다. 잎은 마주나거나 어긋나며, 경우에 따라 여러 장이 한곳에서 돌려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잎자루는 대체로 뚜렷하지만 잎자루 밑부분에 생기는 턱잎은 없습니다. 잎의 질감은 종과 서식 환경에 따라 얇고 부드러운 것부터 두껍고 약간 다육질인 것까지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건조 지역에 자라는 종류에서는 잎의 크기나 두께가 수분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달합니다. 이러한 잎과 뿌리의 형태는 분꽃과가 열대우림뿐 아니라 사막과 반건조 지역에서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적응 형질입니다.
꽃은 한 송이씩 달리기도 하고 여러 송이가 모여 취산꽃차례, 산형꽃차례 또는 원추꽃차례와 비슷한 구조를 이루기도 합니다. 꽃은 대체로 중심을 기준으로 형태가 고르게 배열되는 방사대칭이며, 암술과 수술을 함께 가진 양성화가 많지만 암꽃과 수꽃이 구분되는 종류도 있습니다. 꽃 주변에는 포가 발달하며, 여러 장의 포가 꽃받침처럼 꽃을 둘러싸는 총포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겐빌레아에서 꽃잎처럼 보이는 분홍색, 자주색, 붉은색 등의 화려한 부분은 실제 꽃잎이 아니라 크게 발달한 포입니다. 실제 꽃은 이 포 안쪽에 자리한 작고 관 모양인 구조입니다. 이처럼 포가 꽃보다 크고 화려하게 발달하는 현상은 분꽃과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분꽃과의 꽃은 일반적인 꽃처럼 꽃받침과 꽃잎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으며, 이 둘을 합쳐 꽃덮이라고 부르는 구조를 가집니다. 꽃덮이의 윗부분은 꽃잎처럼 붉은색, 분홍색, 흰색, 노란색 등으로 착색되어 수분 매개자를 유인합니다. 반면 꽃덮이의 아랫부분은 꽃이 진 뒤에도 남아 씨방 주변을 둘러싸고 열매의 바깥 구조를 형성합니다. 수술의 수는 종마다 차이가 있으며 한 개부터 여러 개까지 나타납니다. 씨방은 꽃덮이보다 위쪽에 위치하는 상위 씨방이고, 내부에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방과 하나의 밑씨가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꽃에서 형성되는 실제 열매에는 대체로 한 개의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분꽃과를 다른 식물군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안토카프라고 불리는 열매 구조입니다. 꽃이 시든 뒤 꽃덮이의 아랫부분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자라면서 씨방에서 발달한 작은 열매를 감쌉니다. 이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하나의 열매는 씨방에서 생긴 실제 열매와 꽃덮이에서 유래한 조직이 결합한 구조입니다. 열매는 성숙한 뒤에도 저절로 갈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토카프 표면에는 종에 따라 날개, 갈비, 털, 가시 또는 끈끈한 분비 구조가 발달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열매가 바람에 날리거나 동물의 털과 새의 깃털에 붙어 이동하고, 때로는 물을 통해 퍼지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안토카프의 형태와 표면 무늬는 분꽃과의 속과 종을 구별하는 중요한 분류 형질로 사용됩니다.
분꽃과는 전 세계의 열대와 아열대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일부 종은 온대 지역까지 진출합니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에서 속과 종의 다양성이 높으며, 열대우림, 해안 지역, 초원, 사막, 반건조 지대 등 여러 환경에서 자랍니다. 분꽃속의 대표적인 식물은 오후 늦게 꽃이 피고 밤 동안 꽃을 유지하는 습성이 있으며, 향기와 긴 꽃통을 이용해 나방 같은 야행성 곤충을 유인합니다. 그러나 분꽃과의 모든 종이 밤에만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며, 낮에 벌이나 나비의 도움을 받아 수분하는 종류도 있습니다. 원예에서는 향기와 다양한 꽃색을 가진 분꽃과 화려한 포가 발달하는 부겐빌레아가 널리 재배됩니다. 일부 종은 덩이뿌리를 식용으로 이용하거나 전통 의학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종과 부위에 따라 자극성이나 독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분꽃과는 다양한 생육 형태, 꽃잎과 꽃받침이 구분되지 않는 꽃덮이, 포의 발달, 한 개의 종자를 포함하는 열매, 열매를 감싸는 안토카프 구조를 핵심 특징으로 하는 식물군입니다.
분꽃 (Mirabilis)속의 특징
분꽃속(Mirabilis)은 분꽃과에 속하는 식물군으로, 주로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 초본으로 이루어집니다. 줄기는 곧게 자라거나 비스듬히 퍼지며, 밑부분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둥글고 풍성한 포기를 만드는 종류가 많습니다. 일부 종은 지면 가까이 누워 자라기도 합니다. 뿌리는 대체로 굵고 다육질이며 방추형이나 덩이뿌리 형태로 발달합니다. 이러한 뿌리에는 물과 양분이 저장되므로 건조하거나 추운 시기에 지상부가 말라 없어져도 다시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따뜻한 지역에서는 여러해살이로 살아가지만 겨울이 추운 지역에서는 서리로 지상부가 죽어 한해살이처럼 재배되기도 합니다.
잎은 하나의 잎몸으로 이루어진 단엽이며 줄기에 마주납니다. 서로 마주 보는 두 잎은 크기와 형태가 대체로 비슷하고, 잎자루가 있지만 턱잎은 없습니다. 잎몸은 달걀형, 넓은 달걀형, 삼각형, 심장형 또는 피침형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잎 가장자리는 대부분 갈라지거나 톱니가 생기지 않고 밋밋하며, 잎끝은 뾰족하거나 둔합니다. 잎 표면에는 털이 없을 수도 있고 짧은 털이나 분비 기능을 지닌 샘털이 나기도 합니다. 건조한 지역에 자라는 종류에서는 잎이 다소 두껍거나 수분 손실을 줄이는 형태로 발달하며, 굵은 뿌리와 함께 불리한 환경을 견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꽃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피며, 한 송이씩 달리거나 여러 송이가 모여 취산꽃차례를 이룹니다. 꽃 또는 꽃 무리의 바깥에는 대개 다섯 장의 포가 서로 붙어서 만들어진 총포가 있습니다. 이 총포는 겉모습이 꽃받침과 비슷하지만 실제 꽃받침이 아니라 변형된 잎인 포에서 유래한 구조입니다. 종에 따라 하나의 총포 안에 한 송이만 들어가기도 하고 여러 송이가 함께 모여 피기도 합니다. 꽃이 진 뒤에도 총포가 남아 열매 주변을 둘러싸는 경우가 있습니다. 총포 안에 들어 있는 꽃의 수와 총포의 형태는 분꽃속의 종을 구분할 때 활용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분꽃속의 꽃에는 꽃받침과 꽃잎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으며, 두 구조가 구분되지 않는 꽃덮이가 발달합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화려한 부분도 실제로는 꽃덮이의 윗부분입니다. 꽃덮이는 아래쪽에서 길거나 짧은 통 모양을 이루고 위쪽으로 갈수록 깔때기나 나팔처럼 넓어지며, 끝부분은 일반적으로 다섯 갈래로 갈라집니다. 꽃색은 자홍색, 분홍색, 자주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등으로 다양합니다. 대표종인 분꽃에서는 한 개체에 서로 다른 색의 꽃이 피거나 한 송이 안에 줄무늬와 반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다채로운 색 변화는 모든 분꽃속 식물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아닙니다.
수술은 보통 3~6개이며 길이가 서로 다를 수 있고, 암술과 함께 꽃덮이 밖으로 길게 돌출되기도 합니다. 씨방은 꽃덮이의 다른 부분보다 위에 위치하는 상위 씨방이며, 내부에는 하나의 방과 하나의 밑씨가 있습니다. 수정이 이루어지면 하나의 종자를 포함하는 작은 열매가 만들어집니다. 이때 꽃덮이의 아랫부분은 꽃이 진 뒤에도 남아서 열매를 단단히 감싸는 안토카프로 발달합니다. 성숙한 안토카프는 타원형, 달걀형 또는 거의 둥근 형태를 띠며, 표면에는 세로 갈비, 주름, 돌기 또는 털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안토카프의 크기와 모양, 표면 구조는 분꽃속의 종을 식별하는 중요한 분류 기준입니다.
분꽃속의 여러 종은 늦은 오후나 저녁 무렵에 꽃이 열리고 다음 날 아침에 시드는 개화 습성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영어권에서는 분꽃속 식물을 ‘포어 어클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종이 정확히 오후 네 시에 피는 것은 아니며, 날씨와 빛의 양에 따라 개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녁에 피는 꽃은 향기가 나는 경우가 많고, 길고 가느다란 꽃통을 통해 나방과 같은 야행성 곤충을 수분 매개자로 유인합니다. 일부 종에서는 벌, 나비 또는 벌새도 꽃가루받이에 관여할 수 있으므로 속 전체의 수분 방식이 한 가지로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분꽃속은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분포하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특히 높은 다양성을 보입니다. 초원, 건조한 관목지, 사막 가장자리, 산비탈, 협곡, 강가와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교란지 등 여러 환경에서 자랍니다. 대표종인 분꽃은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 도입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야생으로 퍼져 귀화식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분꽃속은 다양한 꽃색과 저녁 개화, 향기로운 꽃 때문에 원예적 가치가 높습니다. 일부 종은 굵은 뿌리를 식용 작물이나 전통적 용도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분꽃속은 굵은 저장뿌리, 마주나는 단엽, 포가 합쳐진 총포, 깔때기 모양의 꽃덮이, 하나의 밑씨를 가진 씨방, 열매를 감싸는 안토카프를 핵심 특징으로 하는 식물군입니다.